diary 170208.21:49.예쁜딸아이줄프랜차이즈와퇴근하는길에왜나는반드시부재중이어야하는가?
2017.02.08 22:22
170208.21:49.예쁜딸아이줄프랜차이즈와퇴근하는길에왜나는반드시부재중이어야하는가?
"그야말로질풍노도의시기라는말을실감한다"는 선배들의 터부 속에 학부를 마치고 99년 아이엠에프시절에 대학원 아닌 사설 그래픽학원(대학로에 있었던, 사실은 우리의 마지막 보루와도 같았던 그)을 다니며 매우 핍박받던 그 해 초가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여중시절의 추억이 있는 그 동네를 방문하였다가, 저녁은 자취방에 가서 먹어야하는가 생각하며(그 동안 가끔 친구와 방문하여 어릴 적 그 경양식집에서 가끔 저녁을 먹기도 하였으나, 그날따라 도대체 나의 저녁자리라곤 보이지 않았다.) 개봉역입구에 다다랐을 때 나의 눈높이 아래 쪽으로 어깨가 좁은 아주머님이 빨강 체크 자켓을 입고 끼어 드셨다.
'나보다 키가 작은 성인도 있을 수 있구나'생각한 순간 이주머님의 손에 쥐어진 피자 레귤러 박스가 보였다. 나는 왜 한동안 숨이 멎는 듯 잠시 꺼졌다 켜지는 어이없는 감으로 그 아주머님의 풀샷을 보며 천천히 멀어졌을까...
우리가 계속 서울에 살았더라도 저녁 늦게 엄마가 퇴근하며 피자를 사다주는 일은 없었늘 것이다. 88년에도 피자가 보급화되었더라도 그것과 그 엄마를 가져갈 다름 동창들의 어린 모습을 떠올리는 동안 아주머님은 청실 아파트 방향으로, 나는 그 반대 방향인 개봉역 방향으로 갈라섰다.
누구에게나 가지 않은 길은 있을 수 있다. 갈 수 없는 길이 가끔 자주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을까? 나는 제법 그랬던 편이다. 늘 그렇듯 진로 방해 대상에 정당한 듯 역정을 내다가는 어느 순간 매복에게 잡힌다. 뭐 이런 게? 하면서 비켜달라는 방향지시등을 보게 된다.
큰 천재지변은 만나지 않길 빌어보지만,
하루키의 소설처럼 이십대란...
스물여덟이면 남아있는 것들 모조리 쓸려가더라는....
2.7.화.혼밥저녁.
2.8.수.식후샷.
아빠가 퇴근할 때 사들고? 손잡고 오지!
부친과 핫도그 봉지를 안고 집에 도착했을 때,
모친은 양념돼지갈비를 포장해들고 어둠 속에서 열쇠를 찾고 계셨다.
(현관 앞 센서등을 잃은 것은 아마도 나의 탓이다.)
P.S.
습작이라고 출판사에 보낼 글을 써야 하는 것은 알지만
다이어리에 이것은 다소 과한 처사이다.
#퇴근길에사야할딸아이프랜차이즈#명랑시대#양념숯불돼지갈비를더이상즐기지않는우리세대#개봉역입구#천구백구십구년초가을저녁#센서등은온도감지센서이다
Series 「in my saladday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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