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7.sat.22:40.
Saladdays : Humanholic - Burnout Syndrom
여기가 "시원의 유래"라는 우리의 잠정적 무조건 의무조항은 이번 세기 우리 생의 축복받은 천형이다. 그 무조건 의무조항을 코딩하던 우리의, 지금의 우리의 "시원의 유래"로 인하여 매 순간 아까Aka 그 천형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을 그 우리에 대해 잠시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기로 하자.
인간이란, 인간을 이루는 정신, 그것이 태초부터 존재 자체가 그토록 치열하게 수많은 분자로 충돌하여 Superset과 subset을 날아다니는 미미한 존재였던가? 그 어느 불온한 분자 하나 또는 조직에 의해 한 순간에 그 고결한 외양으로 불온을 일삼을 잠재적 유해요소일 뿐이었던가? 불온이란 어느 분자로도 존재할 수 없어야 인간이다? 그것은 불가하며 불온은 불온이라 인정하여야 한다? 힘의 균형?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불온과 뒤섞여, 심지어 허무맹랑하게도 그 고귀한 인간을 불온에 냅다 덥석? 불온 분자 함량비와 생존률이 인간을 지배할 척도인 듯한 매우 불온한 결론에 도달하고서야, 나는 다시 조용히 나의 불온한 타자들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단죄나 그 불온한 해꼬지들로부터 완벽한 외면을 이루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그 불온한 관람의 한 조각을 관람해볼까...
(그것은 "폐쇄회로"라는 간단한 단어로 인간을 묘사한 90년대 신세대 문인의 단편이 앞선다. "나는 영희에게서 날아온 기본 폐쇄회로이다" 이 낯선 문장은 사실, 인간에 대한 나의 이해를 불온하게 만든다. 무자비하게 날아다니는 분자들의 움직임을 대략 살펴보도록 하자.)
Flying1 :
둥근 탁자에서 대여섯이 건배 중인, 텅빈 누나홀닭 밖에서 혼자 걷고있다.
'저게 또?'
분명 한 데 메였으나, 떨어져 나온 것일 게다. 처음 유치가 빠질 때 '속았구나'했었다. 세상에 날 때도, 이전 생에도, 이미 살았을 다음 생에도 인간에게 그런 부당한 일은 있지 않았다.
또 떨어져 나와 있다. 이제 혼자 거기 남아 버티거나 술래가 되거나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직 혼자 거기 버티고 있는 술래로 혼자 떨어져 나온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어느새 대학병원 후문을 지나 영안실 옆을 지나고 있다. 본관 입구에 다다랐을 때 시선이 왼쪽으로 쏠리는 걸 느꼈다. 고교시절 친분이 있던 다른 여학교 선배가 만화가 조석과 심각한 대화 중이었다.
'괜찮겠지?'
늘 하는 말은 그것이다. 괜찮을까.
오른쪽 통로로 접어들어 본관으로 들어간다.
Flying2 : 롯데몰 쇼케이스 포장닭 앞에 서 있다. '귀찮다.' 꾀 오래도록 생각들을 관람하고 섰다. 젊은 그 나이 그 시절에는 조금이라도 쾌적하고 인간적으로 폼나는 실속있는 대형마트가 있는 번화한 주택지에 거주하도록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래서 귀찮다. 사실 이번 것도 공갈의 허세가 보인다.
핸드드립 고르려다 웹툰작가 김풍이 광고 중인 육칼라면 시식대에 잡힌다. 결국 5+1 한 팩 집어든다. 부피감. 결국 시내버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Flying3 :
"어머니랑 닭사러 자주 왔었는데 기억하시는지..." 발골해주시는 닭집 아주머니에게 귀찮지도 않은지 제법 재잘댄다.
나는 환승 중이었다. 재촉할 필요도 없이 재래시장에서 무사히 정류장으로 돌아왔으나, 버스가 늦게 와서 재요금을 지불하였다.
Flying4 :
서둘러 저녁이라고 "렌틸오트오븐구이닭(반드시 재래시장에서 발골 토막쳐온 쪼가리 오븐 후라이-그것은 히스테리의 극치이다)"을 먹다가 문득 머릿속에 타이핑해본다.
'are you real 닭??'
누나홀닭에서 건배하던 오후에 혼자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던가? 극에 달한 히스테리의 결말은 아직 혼자 "거기" 남아 있는 나를 느끼면서도 부정하는 못마땅함에 이른다.
게다가 이대로 날면, 육칼라면에 치아씨드 박힌다. May Be Die.
Flying 5 :
'Beethoven Sonata N° 29 'Hammerklavier' Daniel Barenboim'. 그것이 제목이었다.
최근 정차 중 들었던 라디오의 피아노 연주곡. 분명 그것이지만 아마 처음 듣는 듯한, 그럼에도 분명 그것임에 확실한 air waves. 공기의 미세한 파동으로 날아든 음색에 닿는 순간, 단번에 주변 모든 것들이 고요히 그 아름다운 본연의 자세로 남아있는 절대 안정감. 그 안정감 속에 악성 홀로 광기를 부리는 치명적인 광경. 언젠가, 이미 이젠 머지않은 그 어느 순간에 몹시 견디기 힘들도록 싫은 그 무언가가 덮칠 분명 그것.
어김없이 그 안정감의 함정에 빠져, 핸드폰 음악 어플로 악성을 마주하고 있다.
커서는 아직도 깜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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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2/31] 161231.01:59.it's that!! (255)